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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여행

[작가와 함께하는 문화유산여행] 영월 어라연에서 단종의 한을 삭힌다 스크랩

작가와 함께하는 문화유산 여행(강희갑 작가,홍찬선 작가)





 

영월은 아름다운 곳이다태백산맥과 차령산맥에서 뻗어 나온 태화산 백운산 두위봉 같은 고산준령이 겹쳐진다그 계곡을 동강과 주천(酒泉)평창(平昌서강)강이 흐르면서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하는 비경을 만든다단연 여름에 빛난다땅 이름도 험준한 산과 굽이치는 물줄기 같은 자연 장애를 편안하게 넘는다는 寧越이다실제로 편안하다기 보다 편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강했을 터그렇게 험한 곳이기에 수양대군은 자신의 어린 조카인 단종을 영월로 귀양 보냈을 것이다영월은 어린 나이에 죽은 단종의 넋을 달래는 해원(解寃)의 곳이기도 하다.

 




한반도지형

<한반도지형>





속에 있으면 잘 보이지 않는다가까이에서 늘 보면 그 가치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영월군 한반도면 옹정리에 있는 한반도 닮은 지형이 그렇다오랜 세월 이곳에 살던 사람들은 오고가며 늘 봤기 때문에 어느 곳에나 있는 강으로 둘러싸인 산으로만 여겼을 것이다한반도 전체 모습을 알게 된 것도 그다지 오래 된 일이 아니니당연한 일이었다이곳이 알려진 것은 1999년 1222일이었다그곳에 쓰레기 매립장을 만들려고 조사하던 중 한반도를 그대로 복사해놓은 것처럼 닮은 가치를 뒤늦게 깨달았다우연이 낳은 필연이라고나 할까





   한반도지형 가는 길

<한반도지형 가는 길>





한반도지형까지 가는 길은 두 갈래다산책하기 좋은 샛길과 평창강(서강)의 아름다움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서강길이다갈 때는 샛길(왕복 1.6km)을 이용해 궁금증을 풀고 되돌아올 때는 서강길(왕복 2.1km)에서 서강을 내려다보는 즐거움을 맛보는 재미가 있다서강길에서 만나는 돌무더기는 옛날 이곳에 산성이나 돌무덤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궁금증을 낳는다.






청령포=단종 유배지

<청령포=단종 유배지>





서강을 따라 내려가면 청령포(淸泠浦)가 나온다맑고 맑은 나루라는 뜻의 이곳은 슬픈 역사의 현장이다. 1457년 6어린 단종이 삼촌인 수양대군(세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유배되어 살던 곳이다주변 산세가 험한데다 삼면이 서강에 싸여 있어 배를 타고서야 건너갈 수 있다단종이 이곳을 육지에 있는 외로운 섬(陸地孤島)’이라고 표현했을 정도로 세상과 단절됐다단종이 이곳에 유배되던 해 홍수로 서강이 범람해 청령포가 물에 잠겼다단종은 영월부의 객사인 관풍헌(觀風軒)으로 거처를 옮겼다가 그해 10그곳에서 사약을 받고 숨졌다.






   자규루

<자규루>





자규루는 원래 매죽루(梅竹樓)였다단종이 관풍헌으로 옮긴 뒤 매죽루에 자주 올라 자규사(子規詞)를 남겨 자규루라 불린다달 밝은 밤에 두견새 홀로 우니슬픈 네 울음에 나도 괴롭구나네 소리 없었다면 내 걱정도 없었을 테니춘삼월에는 자규루에 오르지 마오열일곱 살의 어린 단종은 이 시를 읊으면서 눈앞에 닥친 죽음을 보았을 것이다.






   장릉: 단종묘

<장릉단종묘>






단종의 죽음에 대해 <세조실록>은 자살했다고 기록했고, <숙종실록>은 타살이라고 쓰고 있다엄흥도에 의해 수습돼 발산에 매장된 단종 묘는 한동안 찾지 못했다역적이란 이름으로 사약을 받고 죽었으니 시신 수습과 매장 자체가 죽음을 걸어야 하는 위험한 일이었다단종 묘는 59년 뒤인 1516(중종11)에야 왕릉의 모습을 갖출 수 있었다또 182년이나 더 흐른 1698(숙종24)년에 묘호를 단종능호를 장릉이라고 불렀다장릉은 다른 왕릉과 다르게 능이 산 중턱에 있고제사를 지내는 정자각과 능이 많이 떨어져 있다그의 죽음을 둘러싼 저간의 사정을 상상할 수 있게 한다.

 





엄흥도정려각

<엄흥도정려각>





장릉 입구에서 정자각으로 가다 오른쪽에 <엄흥도정려각>이 있다충의(忠毅엄흥도(嚴興道, ?~?)는 영월의 호장으로 있으면서 단종이 죽었을 때죽음이 두려워 아무도 나서지 않았지만관을 준비해 장례를 치르고 몸을 숨겼다. 1726(영조2)에 영조의 명에 따라 엄흥도의 충절을 기리는 비각을 세웠다그는 공조참판에 추증됐다죽음을 각오해야 할 정도로 위험한 상황에서도 옳고 좋은 일을 하면 누군가는 알아주게 마련이다정려각은 다른 곳에 있던 것을 1970년에 장릉 경내로 옮겼다.

 





동강

<동강>






백운산과 완택산곰봉 사이의 산악지대 계곡을 따라 깊은 골짜기를 이루며 흐른다정선읍 봉량리와 북실리 일대부터 65km를 흘러 영월읍 하송리에서 서강을 만나 남한강으로 흘러간다영월읍의 동쪽에 있는 강이라는 동강(東江)이란 이름은 일제시대에 붙여진 것으로 추정된다조선시대에는 상류를 연촌(淵村)하류를 금장(錦障)강이라 불렀다동강할미꽃 노란누에나방 흰꼬리독수리 등 천연기념물과 희귀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다동강 주변 산이 석회암으로 되어 있어 백룡(白龍)동굴(천연기념물 260)를 비롯해 260여개의 동굴이 있다. 1990년대에 영월읍 홍수피해를 막기 위해 동강댐 건설을 추진하다 생태계와 절경이 파괴될 것을 우려한 반대여론으로 백지화됐다참 다행한 일이다.

 





어라연계곡

<어라연계곡>






영월10경 가운데 으뜸이다동강의 문산 나루터와 거운 나루터 사이에 있다어라연(魚羅淵) 물 반고기 반이라고 할 정도로 강물에 고기가 많아 물고기 비늘이 비단결처럼 반짝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어라연에는 상선암과 하선암이라는 두 개의 바위섬이 있는데이 바위섬에는 신선이 살았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이곳은 정선에서 내려오는 뗏목이 지나는 여울로서정선아리랑에도 등장한다어라연에서 된꼬까리는 물살이 거세 래프팅하는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다.

   





어라연: 된꼬까리

<어라연된꼬까리>





어라연을 휘돌아 나온 강물은 물살이 심하게 꼬이고 얽혀 된꼬까리여울을 만든다. ‘되게 꼬꾸라진다는 뜻의 된꼬까리는 황새여울 범여울 황공탄여울과 함께 떼꾼들의 무덤처럼 무서운 곳이었다된꼬까리에서 여울에 잘못 걸리면 떼돈은 날아가고만지나루에 있는 주막전산옥에서 술한잔 하면서 쓰린 마음을 달랠 수밖에 없었다. <정선아리랑>에 나오는 황새여울 된꼬까리에 떼 띄워놓았네만지산 전산옥이야 술상 차려놓게나에서 된꼬까리 전산옥이 이곳이다.

 





어라연전경

<어라연전경>





어라연如心 홍찬선

 

뫼는 물이요 물은 뫼이다

그곳에 가본 사람은 끄덕이고

현장에 가보지 않은 자는

핏대 올린다

 

물은 사람이고 사람은 물이다

그곳에 오른 분은 맞장구 치고

발밑에서 꾸물대던 녀석은

삿대질한다

 

어라연 전 모습을 볼 수 있는

잣봉 가는 길은 비탈길이 이어진다

긴 장마가 끝나고 불볕더위 내리쬐자

쇠다리 강대장도 바튼 침 삼켰다

비실비실한 사람은 악바리 발동했다

 

어라연은 늘 그러했듯

스스로 하고 싶은 대로 뽐냈고

코로나19 이길 힘 기르려고

가볍게 나선 발은 임자 만났다

 

좋은 건

손 안대고 코 풀어 얻지 못한다

지친 발 다리 계곡 물에 풀어보니

물은 물이고 뫼는 뫼이다











어라연에 가는 길은 두 갈래다어라연 전체 모습을 위에서 한눈에 보려면 잣봉으로 가는 등산로를 택하고동강 강줄기의 아름다움과 절벽미를 즐기려면 강길을 고른다산길로 가서 전체 모습을 보고 어라연으로 내려가 된꼬까리와 만지나루를 거쳐 강길로 돌아오는 게 좋다어느 길로 갔다 오든 2~3시간 시간이 걸린다한반도지형 청령포 장릉처럼 쉽게 생각하고 갔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다시간이 남는다면 소나기재에 있는 선돌과 김삿갓면에 있는 고씨굴과 김삿갓유적지를 돌아보는 것도 영월 맛을 깊게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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