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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칼럼

[현대 대중문화 속의 12동물 이야기_뱀] 앗! 뱀이다 뱀이다 ~ 몸에 좋고 맛도 좋은 뱀이다 뱀이다 ~ 스크랩

뱀을 숭상하는 문화와 뱀을 배척하는 문화

뱀의 문화는 뱀을 숭상하는 문화와 뱀을 배척하는 문화의 둘로 나뉜다. 기독교 문화는 뱀을 적대시하고 배척하는 문화이고, 여타의 문화는 뱀을 숭상하는 문화이다. 선악과를 권유하는 나쁜 동물로 성경에서 등장하면서부터 뱀의 운명은 기독교 문화권에서 나쁜 캐릭터의 전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따라 기독교 문화에 바탕을 두고 있는 나라에서는 뱀을 사탄이나 사탄의 심부름꾼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기독교 문화를 벗어난 문화권에서 뱀은 허물을 벗는 모습을 통해 재탄생의 신비를 품고 있는 동물로 인식되기도 한다. 예로부터 사람들은 뱀이 성장하면서 허물을 벗는 것을 죽음으로부터 다시 태어나는 것으로 인식하였다. 이에 따라 뱀의 신성(神性)은 불사(不死)의 존재라는 인식과 깊은 관련을 맺는다. 또한, 여러 개의 알과 새끼를 낳는 뱀은 풍요와 다산의 상징으로 여겨져 여러 지역의 무속신화에 등장하는데 우리나라 민속에서는 집안 살림을 늘리거나 축나게 하는 상징적인 동물로 뱀(구렁이)을 묘사한다. 동면을 할 때는 사람들의 눈에 보이지 않고, 땅속에 들어가게 되는데 그로 인해 뱀은 산자의 세계와 죽은 자의 세계 모두를 왕래할 수 있는 동물로 인식되었다. 그 결과, 뱀에 관한 무수한 상징성 안에 이중성과 풍요, 원시 생명력, 지혜, 창조라는 테마가 들어가게 되었다. 그러나 점차 그 외형적 혐오감과 더불어 기독교 문화의 영향으로 뱀은 현대에 있어서 부정적인 이미지가 더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그에 따라 현대 대중문화 속의 뱀의 이미지는 악한 캐릭터로 등장하는 등 부정적인 이미지이거나 혹은 긍정적인 이미지라 할지라도 보조적인 캐릭터로 등장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에 대중문화의 여러 분야에서 나타나는 뱀의 이미지를 살펴보도록 하자.

 


뱀주사위놀이판

 

가장 먼저 기억나는 것이 어릴 적 권선징악의 계몽적인 놀이도구였던 뱀주사위놀이판이 떠오른다. 착한 일을 하면 고속도로를 타고 높은 위치에 오르고 나쁜 일을 하면 뱀을 타고 미끄러지듯 추락한다. 이런 형태의 게임은 BC 2세기 인도에서 시작되어 현대에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만들어지고 있다고 한다. 한편, 원래는 용을 타고 상승하던 것을 1970년대 당시 고속도로의 유용성을 홍보하기 위해 용이 고속도로로 바뀌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여하튼 뱀은 부정적인 이미지로 그려지고 있다.

 

영화와 애니메이션에 나타나는 뱀의 이미지
 

 

동양의 문화는 아니지만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모은 해리포터 시리즈에 등장하는 볼트모트의 7개의 호크룩스 중 하나인 나기니라는 뱀이 먼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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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크룩스 : J.K 롤링의 소설 해리 포터 시리즈에 나오는 마법 물건이다. 불사의 몸을 얻기 위해 자신의 영혼을 쪼개어 어느 특정한 물건에 담아두게 되는데 그 물건을 호크룩스라고 부른다. 그 물건은 겉으로 보기엔 아주 평범한 물건들이 대부분이다. 물건뿐만 아니라 사람, 동물에게 영혼을 담아두는 것도 가능하다. 단순히 영혼이 담겨 있는 경우도 있지만 톰 리들의 일기장처럼 사람들을 현혹시키기도 한다. 영혼을 많이 쪼갤수록 자신의 영혼이 불안정해지며, 모든 호크룩스가 파괴되면 그 주인은 죽을 수 있게 된다. 호크룩스를 무효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양심의 가책'이다. 그러나 심한 고통으로 인하여 자신이 파괴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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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기니(남성신의 이름은 “나가”이다.)는 인도 교유의 뱀신앙에서 형성된 여신의 이름이다. 보통 두상에 용개(龍蓋)를 지닌 인간의 모습으로, 또는 뱀의 모습으로 상반신은 사람, 하반신은 뱀으로 표현된다. 롤링이 아마도 인도신화에서 뱀이름을 차용한 것이라 여겨진다. 나기니라고 불리는 이 뱀은 볼트모트가 불사의 몸을 얻기 위해 자신의 영혼을 쪼개어 담아두는 호크룩스의 하나로서 이는 뱀이 상징하는 불사(不死)혹은 재생의 상징으로 사용된 캐릭터로 보인다. 또한, 볼트모트는 극중 절대악으로 그려지는 인물로 이 절대악의 영혼을 담아두는 매개체이므로 기독교 문화에서 보이는 사탄 또는 사탄의 심부름꾼을 의미하는 것과 연관성이 있다 할 것이다. 이외에 나루토와 동료들이 닌자가 되기 위한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로 일본의 소년만화이자 TV판 및 극장판 애니메이션, 비디오 게임으로도 제작되기도 한 <나루토>에 등장하는 뱀 역시 불로불사를 상징하고 있다. 극중 악한 캐릭터로 등장하는 “오로치마루”는 소환수로 주로 뱀을 사용한다. 세상에 있는 모든 술법을 익혀 최강의 힘을 얻고자 하며, 불로불사의 술법을 얻기 위하여 마을 사람을 죽여 그 시체를 실험체로 사용하는 등 악행을 저지르는 나루토의 대표적인 적이다.



 
대중가요에 나타나는 뱀 이미지
 

앗! 뱀이다 뱀이다 ~ 몸에 좋고 맛도 좋은 뱀이다 뱀이다 ~
요놈에 뱀을 사로잡아 우리아빠 보약을 해드리면
아이구 우리 딸 착하구나 하고 좋아 하실거야~
 
김혜연이라는 가수가 부른 뱀이다(참아주세요) 라는 노래 가사의 일부이다. 이 노랫말에 나오는 뱀은 가사에도 등장하는 것처럼 보신용 식용의 의미를 나타내고 있다. ‘애들은 가라~ 한 마리만 먹어봐~ 오줌이 담을 넘고 요강을 뚫어~’ 60, 70년대만 해도 입심 좋은 뱀장수가 시골장터 뱀을 정력제로 팔면서 하는 소리다. 그 시절에 뱀은 최고 정력제의 대명사였고 그러한 인식은 요즘까지도 이어지는 듯하다. 뱀이 최고의 정력제가 된 이유는 뱀의 교미시간이 24시간이상 되어서 정력이 셀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뱀의 교미시간이 긴 것은 불임이 되는 경우가 많아 교미를 오래 해야 수정되기 때문에 종족보전을 위한 불가피한 이유였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뱀은 똑같은 대중가요라 하더라도 다른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너는 한 마리 뱀이지 슬슬 스르르륵
네 몸만 빠져 나가면 아무 상관없이
뻔뻔스런 얼굴로 만족스런 미소를 짓지
너의 한마디 말에도 아무렇지 않게
지걸여대는 궤변과 내뱉어대는 욕설이 있지
 
2000년에 발표한 자우림의 3집 앨범에 들어있는 <뱀>이라는 노래 가사의 일부다. 이 노래에서 뱀은 무책임하고 뻔뻔한 상대를 대상을 지칭하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왼쪽부터 초록뱀미디어 CI | 뱀독크림에센스 로고문양 | 뱀문양 팔찌 | 뱀문양 반지)

 
로고, 상품에 나타나는 뱀의 이미지

어느 기관 혹은 기업이건 또는 상품이건 대중을 상대로 하는 상징의미를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하는 곳은 없을 것이다. 뱀의 이미지도 역시 이렇듯 어느 기업 혹은 단체를 상징하거나 상품에서 표출될 때는 부정적인 의미가 아닌 긍정적인 의미를 지닌다. 특히 상품에 있어서는 여성의 아름다움을 부각시키는 이미지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주름개선에 효과적이라고 하는 뱀독크림 화장품이 인기다. 이에 따라 이 화장품의 포장지에 뱀의 이미지가 사용된다. 또한, 유독 여성들의 반지나 목걸이, 귀걸이 등 액세서리에 뱀모양의 이미지가 많이 사용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뱀을 욕망과 관능적 이미지로 표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편, 방송, 음반,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전문업체인 <초록뱀미디어>라는 기업은 푸른 색 도마뱀을 기업의 CI로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적응과 변신에 초점을 맞춘 컨셉이라고 한다.

대한의사협회 CI
지난 2011년 4월 대한의사협회는 대의원총회에서 새로운 CI가 통과되었다고 밝혔다. 기존 두 마리 뱀이 그려진 “헤르메스의 지팡이”가 사라지고, 의사협회의 영문 약자인 ‘KMA'의 M자에 ’아스클레피오스의 지팡이‘에 나오는 한 마리 뱀만 그려진 형태로 바뀔 것을 예고했다. 이 둘의 차이가 뭔지 신화 속 내용을 들여다보자.
 
아스클레피우스의 지팡이
아스클레피우스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의술의 神으로 아폴론의 아들이다. 신화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아스클레피우스가 제우스의 번개를 맞아 죽은 고린도 왕을 살리려 치료하던 중에 뱀 한 마리가 방안으로 들어왔다. 깜짝 놀라 자신의 지팡이로 그 뱀을 죽였는데, 잠시 후 또 한 마리의 뱀이 약초를 물고 들어와 죽은 뱀의 입에 물렸는데, 죽었던 뱀이 다시 살아났다. 이것을 본 아스클레피우스가 뱀이 했던 대로 그 약초를 고린도 왕의 입에 가져다 대어 그를 살려냈다. 그리고는 감사하고 속죄하는 의미에서 지팡이를 휘감은 한 마리의 뱀을 자신의 상징으로 삼았다. 죽은 자를 다시 살려내는 아스클레피우스의 능력을 두렵게 여긴 제우스는 역시 그에게도 번개를 내려 죽인다. 이후 아폴로는 제우스에게 아스클레피우스의 별자리를 만들어 주길 청하고 그 청을 받아들인 제우스는 뱀주인별자리에 아스클레피우스를 놓는다. 


 
  


아스클레피우스의 지팡이는 고대에는 의학의 상징으로 널리 시용됐으나, 중세에 들어서는 로마 카톨릭 교회에 의해 사용이 금지되었다가 종교 개혁 이후 다시 사용되기 시작하여 지금은 미국 등 여러 국가의 의사협회의 상징으로 쓰이고 있다.


헤르메스의 지팡이
두 마리의 뱀이 감고 날개까지 달려 있는 지팡이가 있다. 이것 역시 그리스 로마신화에 나오는 ‘헤르메스의 지팡이’로 불리는데 의사 가운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헤르메스는 제우스의 아들로 평소 날개 달린 모자와 신발을 신고 두 마리의 뱀이 감긴 지팡이를 지니고 다녔다. 장사하는 상인들의 수호신이 된 헤르메스의 날개 달린 지팡이와 두 마리의 뱀은 훗날 상업과 교역의 상징이 되었다. 또한 죽음의 안내자와 상인, 도박꾼, 도둑의 수호신을 뜻하는 전령의 신을 의미한다. 그런데 헤르메스의 지팡이가 언제부터 무슨 이유인지 모르나 일부의 의학 분야의 상징으로 사용되기 시작하였는데, 미국 군의부대의 마크로 쓰이던 것이 우리나라 의무부대의 심벌이 되었고, 지금은 대한의사협회를 포함하여 국내외 여러 의학, 약학, 보건관련 기관이나 단체에서도 휘장으로 쓰고 있다.

 
동화책에 나타나는 뱀의 이미지
 
요즘에 와서 뱀의 이미지는 좀더 긍정적인 이미지로 바뀌고 있는 듯 보인다. 인간이 가장 혐오하는 동물 중 하나로 자주 등장하는 뱀이 아이들이 읽는 그림책의 주인공으로 등장하기 까지 했으니 말이다. <뱀이 좋아>(황숙경 저, 보림 발행) 라는 이 책에 등장하는 뱀은 사람들의 일반적인 편견과는 달리 무척 사랑스럽게 그려진다. 뱀을 무척이나 좋아해서 집에서 기르고 싶어 하는 한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 이 책에서 등장하는 뱀의 캐릭터는 작긴 하지만 동그랗고 선한 눈을 가진 귀여운 동물로 그려졌다. 또 평소엔 순한 양이라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귀여운 양의 탈을 쓰고 등장하기도 하고 혀를 날름거리는 모습도 온순한 얼굴로 꽃을 향해 혀를 내밀고 있는 것으로 표현됐다. 이외에 <부끄럼쟁이 꼬마 뱀>(정은정 저, 비룡소 발행) 등 아이들 대상의 동화책에서 뱀은 밝고 긍정적 이미지로 그려지고 있다.

 
뱀생태공원
 
이렇듯 뱀에 대한 재조명은 이제 뱀생태공원이 조성되는 단계에 까지 이르렀다. 나비축제로 유명한 전남 함평에 조성된 <함평 양서․파충류 생태공원>은 국내 최대 양서·파충류 전문 전시관으로 한국관, 사막관, 열대관, 체험관, 아나콘다관, 교육관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양서류와 파충류 91종 679여 마리를 관람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시대에 따라, 문화적 환경에 따라 그 상징의 의미는 조금씩 바뀌어 나가는 듯하다. 뱀의 이미지도 인간에게 유익한 기능이 새롭게 발견된다면 굳게 자리잡고 있는 부정적 이미지가 보다 긍정적 이미지로 바뀔 지도 모를 일이다.




 

작성자
이치헌
작성일
2018-03-26
조회
60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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