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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칼럼

[현대 대중문화 속의 12동물 이야기_용] mbc청룡과 이소룡, 디워와 센과 치히로 스크랩



기억을 거슬러 (필자가 기억하는) 대중문화 속에서 용이 발현된 가장 오래된 것이 mbc청룡의 로고인 듯하다. 특히, 1982년 창단된 mbc청룡 어린이 회원은 용의 원형을 최대한 살려 캐릭터로 제작된 최초의 형태였다. (필자는 mbc청룡 어린이 1기 회원이었다.)
 
* MBC 청룡 (MBC 靑龍)은 1982년에 창단되어 1989년 MBC 문화방송 노-사간 합의에 의하여 MBC 청룡을 매각하기로 의결하여 1990년 럭키 금성 그룹이 인수하여 LG 트윈스로 개명하기까지 국내 프로야구의 한 획을 그었던 서울특별시 연고의 한국 프로야구팀이다.


 

 
MBC청룡 유니폼 로고와 MBC어린이청룡 로고

 
 
‘MBC 청룡은 어디로 / 우승 한번 못하고 어디로 사라졌는가 / 딱 달라붙는 파란유니폼 우리 청룡을 찾아주세요 / 김재박은 정말 빨랐지 이종도는 정말 잘 쳤어 / 끈질긴 투지와 근성으로 무장한 우린 MBC 청룡(가자~) / 하기룡은 정말 잘던져 유승안이는 정말 잘 받지 / 끈질긴 투지와 근성으로 무장한 우린 MBC 청룡(가자~) / 청룡은 어디로 청룡은 어디로 우린 지금 어디로 / 누구 본사람 여기 있나요 / 청룡은 어디로 청룡은 어디로 우린 지금 어디로 / 우린 어디로 가고 있는가’
- 타카피 3집 [Super Star] 수록곡 “MBC 청룡” 中
 
 
 당시의 프로야구팀들은 대부분 팀명을 동물들의 상징적인 캐릭터를 취해왔었는데 대체로 각 동물들이 상징하는 용맹성 등에 기인한 이름들이었다. 그 중 MBC청룡이 유일하게 영어식 이름이 아닌 한자식 이름으로 구단 명칭이 만들어졌던 특징이 있다. 국내에서 용에 대한 대중문화 속에서의 발현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모습은 생각 외로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2007년 방영된 태왕사신기와 같은 퓨전사극의 형태에서 종종 용의 위엄이 등장하긴 하나, 우리의 기억에 각인시킬 만한 용의 모습은 2007년 8월에 개봉되어 여러 화제를 낳았던 심형래 감독의 <디워> 정도일 것이다.
 
 
디워 그리고 문화콘텐츠

이 영화는 코미디언 출신 심형래 감독이 야심작 <용가리>의 실패를 딛고, 본격적으로 할리우드 진출을 목표로, 한국영화 사상 최대 규모인 제작비 700억(순제작비 350억)을 투입하여 만든 액션 판타지물로, 미국을 무대로 ‘이무기’와 ‘용’이라는 한국적 소재에, 외국 배우를 기용하고 헐리우드 유명 스텝들을 참여시켜 제작한 영화이다. 영화의 완성도에 관해서는 무수한 논쟁을 불러 일으켜 왔지만, 한국 고유의 콘텐츠를 대중문화에 발현시켰다는 점은 문화콘테츠 분야의 입장에서는 높이 평가할만하다. 특히, 이야기 구조에 있어 이무기설화를 차용했다는 점, <쥬라기 공원>의 진짜 같은 공룡처럼 리얼한 ‘용’을 만들어내 보겠다는 노력은 한국적 콘텐츠를 구현해보는 좋은 시도였다. 다만, 그러한 우리 고유의 설화에서 비롯된 콘텐츠의 발현이 아직은 초보단계임을 부정할 수 없다.
 
그 외에 용의 이미지는 공연장의 명칭 (국립박물관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극장 용>)이나 각 대학교의 상징물(중앙대학교 청룡, 국민대 용두리, 인하대 비룡) 등을 통해 이어지고 있으나, 이 역시 일반적인 상징성 이상의 현대화된 콘텐츠로서의 개념으로 이해하기는 어렵다 여겨진다.
 


 
왼쪽부터 영화<디워>, 극장 용 로고, 중앙대 상징 청룡, 국민대 상징 용두리, 인하대 상징 비룡



중국의 무협영화 그리고 용

용은 본래 황제 또는 왕권을 상징하는 동물인 동시에 호국불교를 상징하는 동물로 여겨왔다. 그러한 이유로 우리는 용의 모습을 궁궐이나 사찰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권위적인 상징성이 오랜 시간 지속되어 옴에 따라 대중문화에서 그 이용 빈도가 높지 못한 이유가 되기도 했다. 용문화의 원류라 할 수 있는 중국에서도 마찬가지로 전통적으로는 황제를 상징하는 의미이지만, 시간이 흘러 영웅의 의미로 확장되어 가고 있는 듯하다.
지금은 예전에 비해 그 위상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지만 중국의 대중문화 중 무협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을 만큼 중국 문화의 대표적 전도사 역할을 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에 따라 무협영화의 주연배우들은 그러한 무협영화에 걸맞는 영웅적인 이미지를 구축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실례로 이소룡, 성룡, 적룡 등과 같은 유명 액션 영화배우의 이름들은 사실 본명이 아니다. 좌측부터 본명은 이진번(李振藩), 진항생(陳港生), 담부영(譚富榮)이다. 그들은 중국 대중문화의 대표적인 중국무협영화에서 영웅의 이미지를 고수하기 위해 용의 상징적인 이미지를 차용했다고 여겨진다. 그 외에 중국 무협영화의 제목들에서 용이라는 단어가 특히 많이 나타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용형호제, 용쟁호투, 삼국지 용의 부활, 와호장룡 등이 그것이다.
 

서양의 용과 동양의 용, 그 상징성의 변화

한편, 전통적인 의미에서 서양의 용과 동양의 용은 그 생김새에서부터 의미까지 다르게 인식되어 왔다. 동양에서의 용은 자연을 지배하는 힘인 동시에 그것 자체가 자연의 일부로서 인식되어 온 반면, 서양에서의 용은 영웅이 이겨내야 할 대상이며, 악한 존재로 그려지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서양의 대중문화 속에서의 용은 점차 그 의미가 변모되어 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1996년 개봉한 영화 <드래곤 하트>에서 용은 주인공이 이겨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신성한 힘을 가진 존재임과 동시에 주인공의 협력자로 등장하게 된다. 거기서 더 나아가 2010년 개봉한 애니메이션 <드래곤 길들이기>에서는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용이 사실 그들 자체의 생존을 위해 같이 공존해 가야할 자연의 일부임을 은연중에 드러내고 있다. 이는 시대가 지나면서 문화콘텐츠로 흡수되기 위해 그 상징물이 갖는 권위가 깨지고 자연스럽게 친근한 캐릭터로 변모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된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보여지는 용 캐릭터

일본의 전통문화를 기반에 둔 대중문화 콘텐츠는 가히 세계적인 수준이라 할 만하다. 특히 애니메이션에서의 문화콘텐츠를 기반에 둔 일본의 스토리텔링 수준은 지금까지는 가히 추종을 불허한다고 할 만큼 높은 수준에 올라 있다. 애니메이션계의 거장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은 그 감독의 이름만으로도 작품자체를 믿고 선택할 수 있을 정도로 탁월하다. 2002년 개봉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일본의 전통문화를 기반으로 작품의 소재와 줄거리를 훌륭하게 소화했으며, 특히 각각 등장하는 다양한 캐릭터들은 놀라우리만치 창조적이나 그 역시 전통문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데서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그 중 등장하는 ‘하쿠’라는 캐릭터는 본래 어느 강의 신으로, ‘하쿠’라는 단어 자체가 ‘백(白)’을 의미하는 것이기에 백룡의 이미지로 그려진다. 여기서 특이한 점은 이 흰 용이 우리가 알던 전통적인 용의 형상과는 다르다는 점이다. 비늘과 돼지의 것과 비슷한 코, 토끼의 눈, 호랑이의 발바닥과 같은 형태의 우리가 알던 용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흡사 늑대의 얼굴, 비늘 대신 몸에는 짐승의 것과 같은 갈기가 돋아있고, 발모양은 독수리의 발과도 비슷한 형상으로 그려진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 캐릭터를 용이라고 인식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용은 원래 그 자체가 신화적 창조물이긴 하나 그 자체의 모습들이 실제 존재하는 각각의 동물들의 조합인 합수동물의 형태를 띠고 있다. 사슴의 뿔, 토끼의 눈, 돼지의 코, 낙타의 머리, 잉어의 비늘, 소의 귀, 뱀의 목, 범의 발바닥, 매의 발톱 등과 같은 여러 동물들의 창조적 조합물인 것이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등장하는 하쿠의 모습은 이러한 합수동물적인 특징을 그대로 간직한 채 다만, 캐릭터화하면서 창조적 변용을 이루었다 보여 진다. 그것 역시 사슴의 뿔, 늑대의 얼굴, 짐승의 갈기, 뱀의 몸통, 독수리의 발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다. 또한, 강의 신을 상징하는 이 캐릭터는 절대적인 권위를 갖는 용의 위엄도 갖고 있지 않다. 이러한 용신의 위상은 극 중 등장하는 쌍둥이 마녀의 언니인 제니바가 치히로에게 던진 대사에서 그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용들은 다 착하고 어리석어.” 절대적인 권위와 위엄을 상징하던 용이 이제는 마녀에게 이용당하기도 하는 존재로 전락한 것이다. 비록 이름 없는 작은 강을 다스리는 신이기는 하나, 마녀의 제자로서 그의 하수인 역할을 하는 존재다. 그러나 악한 존재는 아니다. 냉정하고 차가워 보이지만, 주인공인 치히로를 위해 헌신하는 조력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등장하는 하쿠의 모습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등장하는 하쿠의 모습



 
 
상징물의 권위를 떨쳐 내야 한다.

서양의 대중문화 속에서 용의 이미지가 변모되고 있는 것으로 보거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나타나는 하쿠의 모습을 통해 살펴보면, 이러한 신화적 창조물이 대중문화 속에서 하나의 문화콘텐츠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그 의미하는 바(권위적인 상징성)가 인간의 층위로 낮아져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과거 인간계의 상위에서 존재하여 군림하던 캐릭터에서 이제는 인간의 대중문화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 또는 대중문화의 주축으로 살아남기 위해 인간의 눈높이로 맞춰지고 있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던 한국적 콘텐츠의 구현을 부르짖었던 <디워>에서의 용은 그러한 면에서 아직 권위를 떨쳐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 대중문화라는 타자의 세계로 들어오기 위해서 자기안의 틀을 깨지 못하고 있는 여전히 신화적인 존재인 것이다.

문화란 본래 인류의 지식, 신념, 행위의 총체적인 개념을 갖고 있다. 게다가 요즘 시대는 하나의 완성체를 이루기 위해 여러 가지 요소들이 결합하거나 또는 하나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여러 문화요소의 결합을 이루는 복합문화의 시대이다. 여러 동물들의 창조적인 결합을 이루고 있는 생물학적 존재가 아닌 인간 상상의 문화적 동물인 용이라는 존재야 말로 이 시대에 가장 이상적인 문화콘텐츠로서의 역량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물론, 아직 초보적인 단계에 있는 우리 전통문화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의 활용도가 일본의 애니메이션에 나타나 있는 창조적 변용 단계까지 다다르기에는 거쳐야 할 단계들이 많을 것이다. 이러한 용에 대한 콘텐츠로서의 구현은 대개 세 가지 형태로 구현될 수 있을 듯하다.

첫째, 상징물로서의 용 콘텐츠의 구현이다. 앞에서 언급했듯 각 대학교나 시설물에서 용의 상징적인 이미지를 차용하고 있기는 하나, 그가 갖는 상징성에 큰 무게를 두지 않고 있는 현실이기에, 이러한 상징물로서의 용 콘텐츠를 더욱 확장시킬 필요가 있다. 황제의 권위를 상징하던 용이 점차 영웅의 의미로 확대되는 중국의 경우가 해당될 수 있겠다.

두 번째는 문양으로서의 용 콘텐츠의 구현이다. 용이라는 존재는 그 생김새에서부터 복합문화를 실현시키고 있는 합수동물이기에 이러한 용의 시각적 이미지를 활용한 문화콘텐츠로서의 활용이 많을 것이다. 이의 확장적인 활용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보여지는 하쿠의 합수동물적인 특징을 유지하면서도 용이 갖는 대체의 특성을 유지한 모습으로의 구현일 수 있겠다.

상징의 재해석을 통한 콘텐츠의 구현이 그 마지막 단계일 것이다. 용은 각각의 기능과 영역에 따라 그 생김새나 기능이 여러 가지 모습으로 나타나는 신출귀몰한 존재이다. 몸빛에 따라 청룡, 황룡, 적룡, 흑룡, 백룡으로 나뉘고, 영역에 따라 해룡, 호룡, 지룡 등으로 나뉘며, 날개가 있는 응룡, 뿔이 있는 규룡, 비늘이 있는 교룡, 승천하지 못한 반룡 등 무궁무진한 모습으로 구현되는 존재이다. 그것은 그 자체가 생물학적 존재가 아닌 문화적 상징이기에 가능한 것일 것이다. 이러한 상징성은 현대적인 재해석을 통해 새로운 존재로 다시 재창조될 수 있다. 용의 아홉아들(명나라 호승지가 쓴 <진주선>에 나와 있는 용의 아홉아들은 다음과 같다. 비희, 이문, 포뢰, 폐안, 도철, 공하, 애자, 산예, 초도)이 그 모습이나 상징성이 다르듯 시대가 흐름에 따라 그 자손도 새로운 모습으로 현대에 다시 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작성자
이치헌
작성일
2018-03-13
조회
8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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