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너뛰기링크

문화유산칼럼

무형문화재이야기-국가무형문화재 제47호 궁시장 故 박상준 2018-06-05 스크랩

시간을 가르며 날아온 최종병기 |


바람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 !
- 영화 <최종병기 활> 남이의 대사 중


활을 만드는 사람, 궁인(弓人) - 화살 만드는 사람, 시인(矢人)

궁시(弓矢)에서 궁(弓)은 활을 말하고 시(矢)는 화살을 말하는데 이 두 가지는 서로 다른 기교를 가지고 있다. 「경국대전」에도 활 만드는 사람을 궁인(弓人)이라 하였고, 화살 만드는 사람을 시인(矢人)이라고 하여 공조(工曹)의 공장부(工匠府)에 예속시켰다. 궁과 시는 인류의 역사상 가장 오랜 사냥도구이며 동시에 무기였다. 선사시대부터 사용된 활과 화살은 다른 동물에 비해 기동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인간이 먼 거리에서 동물을 사냥할 때 가장 효율적인 수단으로 사용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다. 이후 총포가 개발되는 근대 이전까지 전쟁의 주요한 무기 중 하나로 사용되어 왔다. 그 과정에서 궁시 제작 기술도 끊임없이 변화하여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였다. 중국에서는 한국 민족을 동이족(東夷族)이라고 불렀는데 그 뜻은 활을 잘 만들고 쏘는 동쪽의 민족이란 뜻이다. 그만큼 중국 민족이 보기에도 우리 민족의 상징을 활과 연관시킬 만큼 궁시는 우리 민족에게 생활의 방편이자 생존의 수단으로 중시되었던 것이다.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의 활은 각궁(角弓)이라는 점이 특징이고 활과 함께 사용하는 화살 또한 마찬가지로 발전하였다. 화살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2-3년생 시누대를 선택하여 복잡한 과정을 거쳐 만드는 대나무 공예의 진수이다. 화살은 무게와 직경이 일정한 살대를 골라 깎고 다듬는다. 이것을 불에 구워 길이와 굵기 및 색상을 반듯하고 일정하게 만드는 졸잡이 기술과 대나무에 색을 내는 취죽이 중요하다. 여기에 복숭아 껍질[桃皮]로 오늬(활시위를 끼우는 자리)를 감싸 터지거나 습기가 엄습하는 것을 막고, 촉을 꽂고 금속제 토리를 붙이고, 살대의 끝에는 꿩깃을 달아 마무리 짓는다. 이렇게 해야만 원하는 방향으로 화살이 날아가게 만들 수 있다. 이러한 활과 화살 만드는 기술은 해방 이후 국궁의 쇠퇴와 더불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어 1971년 궁시장을 무형문화재로 지정하였으며, 1978년 박상준 선생을 시장(矢匠) 보유자로 인정하였다.

70여년을 한결같이 죽시 제조에 전념해

박상준 선생은 경기도 고양군 원당면 주교리에서 1914년 4월 태어났다. 선생이 성장한 원당은 예로부터 화살의 명산지 장단에 가까운 고장이다. 박상준 선생의 조부는 조선 말기 무과에 합격했다고 하며 부친 박희원 선생도 지방의 궁수로 소일하다가 화살을 자작하가 시작하면서 나중에는 제시업이 가업이 되었다. 박상준 선생은 18세부터 가업을 이어 70여년을 한결같이 죽시 제조에 전념하였다. 고향인 원당에서부터 시작하여 지금은 인천으로 편입된 경기도 부천군 계양면 병방리에서 오랫동안 공방을 운영했으며 이후에는 인천시 부평구 산곡동에서 만년까지 화살을 만들었다. 젊을 때에는 서울, 경기도, 충청도 등지로 출장을 가서 현지에서 몇 달간씩 머물려 화살을 만들어 공급하였는데 당시만 해도 가을 농사가 끝나는 시점부터 이듬해 모내기 전까지 활쏘기가 민간에 크게 유행하여 위와 같은 출장 제작이 잦았다 한다. 그때는 일손이 달려 집안 식구들이 모두 참여하여 화살 제조에 참여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박상준 선생의 죽시는 평판이 좋았고 서울, 수원, 평택이 주공급지였다. 1971년 궁시장 종목이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고, 1978년 2월 23일 조명제 선생과 함께 기능보유자로 인정되었다.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였으나 2001년 별세했다. 화살 제작 기능은 아들인 박호준 선생에게 이어졌으며, 2008년 5월에 국가무형문화재 제47호 궁시장 기능 보유자로 인정되었다.

화살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시누대라 불리는 일정한 굵기의 대나무를 선택하여 만드는 대나무 공예의 진수이다. 화살에 사용하는 재료는 금속제 토리, 꿩깃, 화피 등 다양한 재료를 부레풀로 붙인다. 화살을 만드는 방법은 무게와 직경이 일정한 살대를 골라 깎고 다듬고 불에 구워 길이와 굵기 및 색상을 반듯하고 일정하게 만드는 졸잡이 기술과 색을 내는 취죽이 중요하다. 복숭아 껍질로 오늬를 감싸 터지거나 습기가 엄습하는 것을 막고, 살대의 끝에는 꿩깃을 달아 마무리 짓는데, 이렇게 해야 원하는 방향으로 화살이 날아가게 만드는 것이다.



대나무를 재료로 삼는 화살은 죽세공의 일종이지만, 금속제 촉과 토리를 끼우거나, 화피나 도피를 바르고 꿩깃을 다는 등 다종다양한 재료를 다룰 도구와 기술을 함께 갖춰야 한다.

화살대 : 화살에 사용할 대나무는 아래 위가 곧고 가벼우며 형태가 변형되지 않은 2년생 시누대 중 무게가 6돈 5푼 내지 7돈 정도의 것을 고른다. 시뉴대는 12월~1월 사이에 서리를 많이 맞으면 대나무의 물이 말라 대의 겉부분이 단단해진다. 산죽이나 울타리죽보다는 바닷가에서 해풍을 쐬고 태양빛을 고루 받고 자란 해변죽이 가장 화살대로 적당하다. 이러한 대나무를 벨때 ‘낫’이나 ‘칼’로 베고, ‘실톱’으로는 살대를 절단한다. 이렇게 잘라온 생대나무는 ‘부잡이통’에서 졸잡이를 거쳐야 비로소 화살대로 바뀐다.

집게 : 촉의 제작, 수리 등에 사용한다.

망치 : 촉 제작 등에 사용한다.

가위 : 깃을 비슷하게 대충 오리거나 토고리를 만들 함석과 한지 등을 오린다.

졸대 : 화살의 굽은 곳을 숯불에 쪼여 바로 펴는 도구로 졸 볼 때와 부잡이할 때 사용한다. 소나무로 만들어야 하며 단단한 나무로 하면 대나무에 상처를 주기 때문에 적당치 않다. 졸대에는 밭은 졸대(잔졸대)와 느린 졸대가 있다.

<기타 도구>
화살대에는 여러 종류의 칼을 다양하게 사용하여 제작한다. ‘창칼’로 살대나 오늬목을 깎고, 송곳처럼 뾰족한 ‘오늬칼’로 오늬구멍을 뚫고, ‘줄칼’로는 대의 마디를 쓸며, ‘상사칼’로는 상사를 파고 깃을 따기도 한다. 화살 끝에 촉을 꽂기 위해 촉틀, 망치, 집게, 촉송곳으로 상사 속의 숨은 마디를 뚫어 촉이 들어가도록 한다. 이촉이 바지지 않게 해주는 둥근 토리는 ‘쇳대’로 둥글게 말거나 넓히고, 토리를 상사에 맞출 때 ‘나무망치’는 쇠심을 두드린다. 화살이 일정한 방향으로 날아가게 하고자 꿩[장끼]의 날갯죽지에 박힌 깃의 줄기를 ‘칼’로 베고 떼어내며 ‘가위’로 오려, ‘인두’로 지진 다음 대나무 위에 어교로 붙인다. 깃 끝은 ‘부젓가락’을 불에 달구어 사용하는데, 이것으로 도피나 벚피를 눌러 밀착시키기도 한다.


약력
1914년 4월 출생
1978년 2월 국가무형문화재 제47호 궁시장 보유자 인정
1978-2001년 국가무형문화재보유자작품전 출품
2001년 8월 노환으로 별세


* 사진 : 서헌강(문화재전문 사진작가)


작성자
이치헌
작성일
2018-06-05
조회
4150

댓글등록 비밀댓글

(0 / 300)

전체댓글수:

본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