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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칼럼

수도승과 함께 선암사를 지켜온 매화나무들 스크랩

  천연기념물 제488호 순천 선암사 선암매


천연기념물 제488호 순천 선암사 선암매


2007.11.26 지정, 전남 순천시 승주읍 죽학리 802 선암사




순천 선암사는 우리나라 절의 대부분이 조계종인 것과는 달리 태고종(太古宗) 본산이 있는 절이다. 조계산 동쪽 계곡을 깊숙이 들어온 양지에 자리 잡았으며, 들어가는 길이 고즈넉하여 고찰의 정취가 그대로 묻어 있다. 전통 차의 고향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수백 년 된 고매(古梅) 여러 그루 함께 자라는 매화의 고향이기도 하다.


이른 봄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매화의 상징성과 꽃에서 풍기는 은은한 향기는 수도승들이 마음을 가다듬은 대상물로서 사랑을 받아왔다. 멀리는 삼국유사에 불교와 관련된 매화가 등장하기도 한다. 3 신라불교의 초석을 다진 아도(阿道) 이야기에 금교(金橋)엔 눈이 쌓이고 얼음도 풀리지 않아/계림의 봄빛은 아직도 완연히 돌아오지 않았는데/예쁘다 봄의 신은 제주도 많아/먼저 모랑의 집 매화나무에 꽃을 피웠네.’라고 하였다. 금교와 계림으로 나타낸 서라벌에는 불교의 번성을 상징하는 매화꽃이 피지 않았음으로 아직 불교가 전파되지 못했음을 노래하고 있다.


선암사 원통전 뒤의 천연기념물 백매


선암사 원통전 뒤의 천연기념물 백매




이를 미루어 매화는 스님들의 수행공간인 사찰에서 처음 가꾸어지기 시작하였을 터이나 전란으로 점철된 우리나라에 오래된 매화가 남아있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선암사는 경내의 여기저기에 모두 23그루의 늙은 매화나무가 자라고 있고, 이 중 백매(白梅) 1그루와 홍매(紅梅) 1그루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백매는 원통전 뒤쪽 칠전구역과의 사이 나비 10m의 공간에 홀로 자란다. 땅위 60cm쯤에서 두 줄기로 크게 갈라지고, 위로 가면서 다시 두 줄기로 갈라져 전체적으로는 4줄기로 뻗어 둥그스름한 균형 잡힌 수관을 만들고 있다. 나무의 규모는 높이 8.2m, 뿌리목 줄기 둘레 1.7m, 가지 뻗음 동서 8.0m, 남북 방향 7.4m로서 둥그스름한 안정된 모양새를 이룬다. 매년 325일 전후에 꽃이 활짝 필 때는 검은 기와지붕과 대비되어 풍광이 일품이다. 은은히 퍼지는 매화 향기와 함께 고즈넉한 산사의 정취를 한층 돋아주는 품격 높은 나무다.




원통전 처마 위로 매화가 한창 피어 있다.


원통전 처마 위로 매화가 한창 피어 있다.


가까이서 잡아본 백매 꽃


가까이서 잡아본 백매 꽃


홍매는 대웅전 북동쪽에 자리 잡은 무우전 옆, 운수암으로 올라가는 길의 돌담을 따라 늘어선 10여 그루의 매화 중 맨 가운데의 가장 큰 나무가 지정된 나무다. 땅위 40cm 쯤에서 네 갈래로 갈라져 타원형의 아름다운 가지 뻗음이 일품이다. 꽃의 색깔은 연분홍빛이고 나무 높이 7.3m, 뿌리목 줄기 둘레 1.5m, 가지 뻗음 동서 7.0m, 남북 방향 6.0m 에 이른다. 무전 돌담길을 따라 지정된 홍매 외에도 6~7그루의 홍매가 더 있으며 색깔은 무우전 출입문 옆의 홍매가 가장 붉은 빛이 강하다. 이 길은 돌담 반대쪽에도 나이가 좀 어린 매화가 심겨져 있어서 개화기에는 매화터널을 이루어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한다.


무우전 돌담 길에 자리 잡은 천연기념물 홍매


무우전 돌담 길에 자리 잡은 천연기념물 홍매


가까이서 잡아본 홍매 꽃


가까이서 잡아본 홍매 꽃




천연기념물을 포함한 선암사의 매화는 언재부터 자라고 있는가?. 600년이 되었다고 지금까지 알려져 왔으나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 매화와 관련된 기록이 없으므로 나무의 크기와 선암사 중건과 화재 발생 연도를 중심으로 추정해 보는 수밖에 없다. 선암사는 통일신라 말 도선국사가 창건하였으며 11세기 말 대각국사 의천이 크게 중창하여 절의 위엄을 갖추었다고 한다. 창건 당시부터 매화는 심겨졌을 것이며 매화 가꾸기 전통은 오늘날까지 이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선암사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찰과 마찬가지로 전란의 참화를 겪는다. 선조 30(1597) 정유재란 때는 조계문과 문수전만 남기고 거의 대부분의 건축물이 불에 탔으며, 현종 원년(1660)에 중창을 한다. 백매 바로 옆의 원통전은 영조35(1759)에 다시 불타버리고 다음해에 중창하였다고 알려져 있다. 건물의 주변에 주로 심는 매화나무가 건물이 잿더미가 될 때 살아남을 가능성은 많지 않다. 따라서 백매는 1660년 중창 이후 새로 심었다면 350여년, 1760년 중창 이후 심었다면 250년 정도이다. 홍매도 백매와 심은 시기가 크게 다르지 않으나 원통전 화재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면 350년 전후로 짐작된다.




박상진프로필

작성자
박상진
작성일
2014-07-18
조회
8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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