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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칼럼

일본 땅 편입에 앞서서 자리 잡은 독도 사철나무 스크랩

 천연기념물 제538호, 독도 사철나무


천연기념물 제538, 독도 사철나무


2012.10.05 지정,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30




동해의 외딴 바위섬 독도는 6·25 전쟁 때의 독도의용수비대 홍순칠 대장을 비롯한 33, 오늘날의 독도수비대까지 수많은 분들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에 우리 국토가 되어있다. 그런데 일찌감치 독도에 자리 잡고 독도는 우리 땅임을 선포한 나무가 있다. 사정을 알아본다. 19001025일 대한제국 칙령41호로 울릉도를 강원도 울릉군으로 승격시키면서 독도는 한국령으로 확실하게 편입되었다. 하지만 1905128일 일본의 시마네 지방정부는 한 물개 잡이 어부가 제출한 독도 편입청원을 그대로 받다 들여 우리는 알지도 못하는 사이 자기네 영토를 만들어 버린다. 시정을 요구하고 외교문제로 삼아야 했음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러나 강제 병합 직전의 대한제국은 시비를 따지고 문제 삼을 여력은 물론 중요성을 알아차릴 선각자는 더 더욱 없었다.


동도 천장굴 서북편 절벽의 사철나무 원경


동도 천장굴 서북편 절벽의 사철나무 원경


천장굴 건너 산에 자라는 사철나무


천장굴 건너 산에 자라는 사철나무




이렇게 어수선 할 때 우리 땅임을 확인하듯 독도의 바위틈에는 가녀린 생명체 하나가 움을 틔운다. 사시사철 푸른 잎을 달고 있는 상록수의 대표 사철나무 새싹이었다. 독도는 화산재와 암석조각이 쌓여 만들어진 응회암과 화산각력암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이러한 암석은 풍화와 침식이 비교적 쉽게 진행되어 식물이 간신히 자리를 잡을 수 있는 틈은 만들어 주기도 한다. 하지만 250~270만 년에 이르는 영겁의 역사를 가진 독도는 나무 한 포기의 자람도 내내 거부해 왔다. 수백만 년 동안 이 원칙은 고수해 오다가 1905년경 일본의 독도 불법 편입 임시에 사철나무에게만은 비로소 정착을 허락한다. 우리에게는 우연한 자연현상이 아니라 1905년의 불법편입을 알아차린 혜안에 가슴 뭉클한 깊은 감동을 준다.


독도 사철나무는 과연 어디서 왔는가? 주인공은 울릉도에서 씨앗을 따먹고 독도에 날아와 실례를 한 철새들이다. 사철나무는 동그란 열매 안에 주황색의 팥알 굵기 씨앗이 들어있다. 붉은 색 계통이라 새들의 눈에 잘 띄고 배고픈 계절의 먹이가 된다. 독도 바위틈에서 사철나무 씨앗이 싹틔우고 살아가는 과정은 마치 나라를 잃고 고통 받는 민초들의 삶과도 대비된다. 사철나무의 수명은 대체로 3백년쯤이니, 일제강점기 동안의 독도 사철나무는 사람으로 치면 유년 시대이었던 셈이다. 비옥한 땅에서 충분한 수분공급을 받는 행복한 유년이 아니었다. 짠물과 바람과 최악의 자람 환경을 혼자 견디면서 목숨만 간신히 부지하다 광복을 맞는다. 혼란기와 전쟁을 거치고 1953420일 독도의용수비대가 우리 땅임을 확인하는 과정을 바라보면서 조금씩 몸체를 불려갔다. 차츰 소년기로 접어들기 시작한 독도 사철나무도 이제는 살아남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을 터이다. 19821116일 독도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서 그의 자람 터는 더욱 안전하게 보호받게 되었다. 이제 왕성한 청년기에 들어선 독도 사철나무는 주위에 형제자매도 늘렸다. 동도 천장굴 주변 두 곳에 7그루, 면적으로 약 300의 사철나무가 가장 눈에 띈다. 정확히는 천장굴 서북쪽 절벽의 끝 부분에 마치 한반도를 연상하는 형태로 자라는 독도에서는 가장 오래된 사철나무다. 바로 일본인들이 자기 땅에 편입할 그때 그 나무들로 추정되니 나이는 100년을 조금 넘긴 셈이다. 바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사철나무들이다. 서도에도 정상부근의 3그루 약100등이 자란다. 그 외 동도와 서도 여기저기에 사철나무는 가지가 거의 땅에 붙은 채 아무리 거센 풍파가 닥쳐도 굳건히 잘 버티고 있다.


서도에서 바라본 동도


서도에서 바라본 동도


동도에서 바라본 서도


동도에서 바라본 서도




사철나무는 독도에 자라는 목본식물 중 가장 오래되었으며 독도의 극한 환경에서 자랄 수 있는 대표적인 수종이라는 식물학적 의미가 크다. 뿐만 아니라 독도를 100년 이상 지켜온 나무라는 특별한 문화적 가치가 충분하다고 하여 천연기념물로 지정했다. 독도를 몰래 일본 땅이라고 편입할 때 처음 뿌리를 내리고 온갖 역경을 극복하여 독도의 터줏대감이 된 이 사철나무는 이제 귀중한 문화재로서 독도의 정신적인 지주가 될 영목(靈木)이다.


확대하여 본 사철나무, 얼핏 한반도 모양을 닮았다.


확대하여 본 사철나무, 얼핏 한반도 모양을 닮았다.






박상진 프로필

작성자
박상진
작성일
2014-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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