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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기자단

[2016궁중문화축전]종묘제례악, 육감의 조화가 이루어지다 스크랩

종묘제례악 <육감의 조화가 이루어지다>










「어릴 때부터 집안의 종손인 아버지로 인해, 설날과 추석, 조부모님의 제사는 중요한 집안 행사였다.모든 가족이 모여 웃고 즐기다가도, 차례나 제사가 시작되면 우리 모두는 약속이나 한 듯 엄숙한 분위기를 만들었다.우리는 지금 ‘현대’에 살고 있지만, 우리 주변엔 수백년간 이어져온 ‘전통’이 흐르고 있다.」





 


종묘제례악1








종묘제례는 왕실에서 거행되는 국가 제사로서, 유교가 국가의 근본이념이었던 조선시대에는 조상에 대한 숭배를 인간의 도리이자 나라를 다스리는 가장 중요한 법도로 여겼으며, 이러한 법도를 실행하는 제사를 특히 중시하였다. 무엇보다 500년 이상 한 번도 끊어짐 없이 이어져온 국가적 제사라는 점에서 세계적으로도 그 중요성을 인정받아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의 반열에 올랐다. 어둠이 짙게 깔리고, 종묘의 입구에 들어서자 가슴이 뛰었다.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할 때도 긴장하지 않는데, 그토록 보고 싶었던 종묘와 종묘제례를 실제로 마주한다고 생각하니 온 몸이 떨렸다.



나와 같이 설레는 마음을 가진 관광객들이 종묘의 입구를 가득 메었다. 늦게 도착해 걱정이 되었다. 이 수많은 인파 속에서 종묘제례악을 제대로 볼 수 있을까? 종묘제례를 진행중인 스텝에게 기자단이라고 소개하니 매우 반가워하며 내게 위로 올라가라고 했다. 위? 위를 쳐다보니 대포와 같은 카메라들이 쭉 늘어선 ‘상석’이 보였다. 언론에서 나온 수많은 전문‘기자’들이 있는 곳에 나도 당당히 앉아 종묘제례악 마주했다. 한국문화재재단 기자단으로 활동하며 가장 뿌듯한 순간이었다.






 


종묘제례악2





 


엄숙한 음악이 시작되며 종묘제례악이 시작했다. 종묘제례악은 종묘제례가 봉행되는 동안 연주되는 음악으로 기악과 노래에 춤이 함께 연행된다. 편종,편경,방향과 같은 타악기가 주선율을 이루고, 당피리,대금,해금,아쟁 등 현악기의 장식적인 선율이 더해지며 장구,징,태평소,절고, 진고 등의 악기가 더욱 다양한 가락을 구사한다.



눈 앞에 펼쳐진 64명의 붉은 무용수들이 종묘 마당을 가득 채웠다. 음악에 맞춰 모두가 절도있게 춤을 추었다. 평소 탈춤과 부채춤등 전통무용에 깊은 관심이 있었다. 부드러우면서도 흥이 넘치는 우리무용은 내 취향을 저격한다. 종묘제례악의 ‘무(舞)’는 너무 특별했다. 조상에 대한 ‘효’를 몸으로 표현하기에 깊은 무게가 느껴질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런 무게를 부드럽고 느리고 유연하게 표현했다. 전통악기들과 노래가 뿜어내는 장엄함이 귀에 들리는 동안 무용이 보여주는 화려함과 부드러움이 어우러져 마음이 차분해졌다. 노래는 ‘왕’의 덕을 찬양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있다.



하지만 내게는, 조상을 그리워하는 슬픔과 조선 왕들의 위대함이 ‘주문’을 하듯 느리게 다가왔다.  종묘제례악은 ‘쉽게’ 표현할 수가 없다. 음악과 노래, 춤이 한 공간에서 일어나며 그것을 지켜보는 이에게 수많은 감정을 일으킨다. 엄숙하고, 화려하고, 장엄하고, 중후하고, 부드럽고, 유연하고. 수많은 느낌들이 부딪히고 어우러지는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의식이다. ‘우리나라에 아직 직접 보지 못한 수많은 보물이 있지만, 종묘제례악은 내게 가장 특별한 보물이었다.






 


종묘제례악3








종묘제례악 공연이 끝나고, 나는 한동안 자리를 떠날 수 없었다. 종묘제레악은 끝났지만 여전히 그 자리에 있는 종묘를 만나고 싶었다. 건축학도로서 책을 읽거나, 강의를 들을 때마다 ‘종묘’는 꼭 봐야하는 버킷리스트였다. 현재에는 볼 수 없지만, 수많은 왕들의 혼이 담긴 곳이기에 종묘는 그 어떤 건축보다 엄숙했다. 하늘의 어둠과, 검은 지붕의 차분함이 땅을 향하고 있으며 붉은 색의 옷이 종묘를 덮고 있었다. 중앙을 가로지르는 신로(神路)는 종묘에 다가가도록 유도하지만, 다가가기보다 멀리 떨어져서 종묘를 봐야할 만큼 종묘의 엄숙함이 공간을 가득 채웠다.



 


종묘는 다시 잠들었고, 우리는 여전히 깨어있다.

다시 1년의 모래시계가 흘러간다.

그 때 만날 종묘제례악의 순간을 상상하며 신로 옆을 조심스럽게 걷는다.






 


<징검다리 6기 정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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