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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기자단

기자단, 팔일의 매력에 빠지다 2019-04-10 스크랩

기자단, 팔일의 매력에 빠지다

인자한 공자가 빡친 이유는?
팔일 - 풍운을 여는 춤의 여드레

팔일(八佾)은 여덟 명이 여덟 줄로 서서 춤을 추기에 이르는 이름으로, 논어에 기록되면서 현재까지 인구에 회자되는 가장 오래된 춤 형식이다. 공자와 그 제자들의 언행이 담긴 중국 유교의 근본문헌인 논어에 ‘팔일’이 등장한 대목은 무엇일까?

공자는 힘이 지배하고 폭력과 전쟁이 난무했던 춘추전국시대에 예(禮)를 강조했다. 이런 공자의 사상은 2천년 가까운 세월동안 중국을 물론 동아시아 왕조의 국가이념으로 자리 잡으며, 동아시아 인문주의의 원형이 되었다. 그런 공자가 크게 화를 내는 일은 많지 않았다. 그런데 <논어> ‘팔일’에서는 성난 공자의 모습이 보인다.

공자가 화를 낸 이유는 ‘계씨의 계급’과 ‘춤의 관계’에 있다. 계씨는 노나라의 대부로, 제후를 보좌하는 계급에 있었다. 그런데 천자의 춤인 팔일무를 일개 대부인 계씨가 자신의 마당에서 추게 한 것은 천자의 권위를 부정하는 짓이었고 또한, 예를 무시한 처사였기에 공자는 무척이나 격앙된 모습을 보이게 된 것이다.

이처럼 오래된 역사와 전통을 가지며 천자의 춤으로 여겨진 ‘팔일’은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문묘와 종묘 제향에 쓰이게 된다. 악생 64인을 8열로 정렬시켜서 아악에 맞추어 추게 하는 팔일무는 전통춤의 다양한 류(流)와 파(派)가 그 경계를 허물어 한자리에 모여 벌이는 춤판으로 자리매김 한다.

한국문화재재단은 <팔일(八佾)>의 의미를 부각하고자 기획된 8주간의 8명씩 64인이 펼치는 춤판을 통해 다양한 전통춤의 매력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기자단이 취재한 3월 26일의 공연에는 태평무, 입춤, 한량무, 살풀이춤, 춘앵전, 교방살풀이춤, 승무, 버꾸춤 총 8가지의 춤으로 공연이 구성되었다. 그 중에 3가지 춤을 살펴보자.

1) 살풀이춤
‘살풀이’란 죽은 이가 가진 좋지 않은 ‘살(기운)’을 풀어준다는 뜻으로, 살풀이춤은 전라남도 굿판에서 무당이 추던 춤에 기원을 두고 있다. 그러다 살풀이춤은 기방으로 전해져 기생들이 추게 되었고 1930년대에 현재의 모습을 띠게 되었다. 한국의 멋과 흥, 그리고 한과 태를 고루 갖춘 살풀이춤은 대표적인 전통춤이라고 할 수 있다.

2) 한량무
‘한량’이란 벼슬에 오르지 못하고 놀고 있는 양반을 지칭하는 말이다. 여기에 비추어 보건데 한량무는 한량인 양반이 일정한 춤의 형식이나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현장에 맞게 추는 춤이다. 이는 자율성과 즉흥성이 뛰어나서 선비의 우아한 기품을 기반으로 표출된 남성의 역동성을 잘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남성들이 유일하게 멋을 내며 춤출 수 있는 홀춤’으로 각광 받았다.

한량무가 나타난 시기는 조선의 권력 구조가 붕괴되는 시점이다. 그래서 한량무는 양반 신분으로 살면서 제구실을 못하는 한량의 생활상, 부정부패를 일삼는 탐관오리에 대한 비판 등 어수선한 나라의 상황을 해학적으로 그리고 있다. 그래서 한량무는 시대 비판의 콘텐츠를 수용하면서도 궁중무용 못지않게 세련된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3) 춘앵전
춘앵전은 어느 화창한 봄날 아침, 버드나무 가지 사이를 날아다니는 꾀꼬리 소리에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전통 무용이다. 그래서 꾀꼬리를 표현하기 위해 꾀꼬리를 상징하는 노란 색의 앵삼을 입고, 머리에는 화관을, 오색 한삼은 양손에 끼고 독무를 춘다.

이는 순조 때 효명 세자가 순조비 순원왕후의 40세 생일을 경축하기 위해 만들어진 궁중무용이기도 하다. 춘앵전은 지극히 절제된 춤이기에 그 움직임을 거의 느낄 수 없지만 춘앵무는 동작 하나하나 섬세한 마디마다 우아함이 깃들어 있다. 그래서 춘앵전은 우아함의 극치라 불리운다.

이처럼 다양한 전통춤을 한 자리에 즐길 수 있는 <팔일>은 과연 천자의 춤이라고 불릴 만 하였다. 전통춤의 다양한 류(流)와 파(派)가 그 경계를 허물고 한자리에 모여 2019년 3월 26일부터 5월 21일까지 벌이는 춤판에 여러분들을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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